이번에 소개할 피아니스트는, 처음 외모만 봤을 땐 피아니스트가 아닌 패션 모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매력적인 마스크를 가진 조지아 - 프랑스 이중국적의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이다.
다양한 매체에서 그녀를 소개할 때도 거의 가장 먼저 나오는 수식어가 '미녀 피아니스트', '섹시의 아이콘' 등등 외모에 관련된 경우가 많다. 아무리 그래도 피아니스트인데 너무 외모 얘기만 먼저 나오는 것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냥 한 번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음악가이고, 음악으로 승부하는 인생이다.
그녀의 수려한 외모는 분명 세간의 화제를 이끌고 주목받기에 커다란 강점인 것은 맞지만, 그런만큼 실력으로 증명해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얼굴 뜯어먹고 사는 삼류 피아니스트', '실력도 안되는데 섹시 컨셉으로 비벼본다'는 등등 다양한 비판과 비난의 벽에 막혀 금새 잊혀지고 말았을 것이다. 클래식의 세계는 우리들의 생각 이상으로 냉엄하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MoAoLBrMfRc
살아남았단 것은 강하다는 것
카티아 부니아티슈빌리는 4살에 피아노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으며, 6세에 관현악단과 협연을 하였다.
사실 채 학교도 다니기 전의 어린 나이에 관현악단과의 협연을 했다는 것은 유명한 피아니스트라면 거의 대부분 보여주는 평범한 일화이긴 하다. 다만 그들이 모두 어마어마한 천재였던 것일 뿐. 카티아 부니아티슈빌리도 어릴 적 부터 그러한 천재성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 뒤로도 차곡차곡 실력과 커리어를 쌓아올려, 호로비츠 콩쿨과 루빈슈타인 콩쿨등 다양한 권위있는 피아노 콩쿨에서 입상하고 피아노계의 루키로 떠올랐다. 또한 일찍이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에게도 극찬을 받았을 정도로 그녀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3jbHbDena_U
앨범 또한 평범한 레퍼토리를 따라가기 보다는, 만화경(Kaleidoscope), 미로(Labyrinth)등의 테마를 정한 뒤 본인이 직접 테마에 잘 맞을 것 같은 작품들을 선곡해서 수록한다. 자신만의 색이 확실하게 존재하는 아티스트인 것이다.
카티아 부니아티슈빌리의 퍼포먼스
일반적으로 부니아티슈빌리는 힘있는 연주 보다는 감성적인 연주에 좀 더 강하며, 매우 아름다운 피아니시모를 표현해내고 자연스러운 음색을 들려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테크니션으로 유명한 리시차나 유자왕, 담백하고 정확한 연주 스타일의 손열음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유한 피아니스트인 것이다.
다만 테크닉적으로는 힘이 부족하고 터치감이 약하며, 빠른 페시지에서 약점을 보인다는 비판이 있어왔는데,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카티아 부니아티슈빌리를 칭찬하면서 그녀의 테크닉도 훌륭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바,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꼽을 것 까지는 아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애초에 테크닉이 치명적으로 약하면 이렇게 명성을 떨칠 수도 없었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LUp2u9wI1fY
그녀의 사생활
상당히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로,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우승한 날 축제분위기에 걸맞게 프랑스의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너무나도 신나게 후려갈기시는 영상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ifspyswb-8
한국에는 2016년 처음으로 공연차 방문하였는데, 그 뒤로 2019년과 2022년, 그리고 24년 11월에 예정된 공연까지 꾸준히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또한 까르띠에와 LG전자의 광고 모델이기도 한데, 한국인이라면 내적 친밀감이 생기게 되는 부분.
또한 2008년 자신의 조국인 조지아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전쟁이 벌어지고 난 뒤 러시아에서의 연주를 일절 거부하고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때에도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메세지들을 올리고 생방송에서 우크라이나 국가를 연주하는 등 반러/반전의 목소리를 내는데에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2023년에는 딸을 출산하고 행복한 가정을 누리고 계시다.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