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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방/아티스트 썰 방

피터팬 : 영원한 동심 - 마이클 잭슨과 네버랜드 랜치

by JLMT 2024. 2. 28.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 '피터팬'은 '네버랜드'라는 곳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네버랜드는 영어 Never와 Land의 합성어로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그곳에 사는 아이들은 나이를 먹지않고 영원히 어린아이로 살아간다. 말 그대로 어디에도 없는 곳.

 

형제 자매만 9명이나 되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마이클 잭슨은, 돈을 벌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500회 이상의 공연을 다니고(그중에는 스트립 댄서들이 공연하는 성인 클럽에서의 공연도 포함되어있었다!) 걸핏하면 폭언에 뺨을 맞고, 거꾸로 매달려서 채찍질까지 당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래서일까. 아동학대 수준의 어린시절을 보내며 평범한 어린아이로써의 삶을 동경하던 마이클 잭슨이 자신만의 영토에 '네버랜드 랜치 (Neverland Ranch)'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네버랜드 랜치 본관 사진

 

https://www.youtube.com/watch?v=W1V3ywMN6-U

 

 

네버랜드 랜치

폴 매카트니와 함께 'Say Say Say'의 뮤직비디오를 찍기 위한 로케중, 마이클 잭슨은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에 위치한 방대한 땅을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1988년, 그 땅을 수천만 달러에 구매한 잭슨은 곧장 그곳에 자신만의 영토를 건설하기 시작한다.

 

1,400헥타르(대략 4,235,000평)에 달하는 그 거대한 녹지에 마이클 잭슨은 일반적인 저택보다는 놀이공원에 가까울 정도로 다양한 시설을 설치하고 꾸몄는데, 두 호수 사이에 위치한 본관의 크기만 해도 330평에 달했으며, 거기에 놀이시설과 영화관, 대형 수영장, 놀이터, 동물원까지 갖추었다고 한다. 무려 사설 소방서까지 위치했었다고 하니 말 다했다.

 

1993년에는 네버랜드 랜치 부지 자체의 크기가 매우 커 이동을 편하게 하기위한 놀이시설의 일환으로 기차역을 건설하고 레일을 깔기도 했다. 또한 놀이공원을 이용할 수 없는 아픈 아이들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도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특수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었는데, 이 어마어마한 시설을 관리하기 위한 직원만 150명정도가 상주하였다고 한다.

 

네버랜드 랜치의 지도.

 

그저 아이들을 사랑했을 뿐인데...

이후 마이클 잭슨은 1988년부터 2005년까지 17년 가량을 네버랜드 랜치에 거주하며 많은 어린이들을 초청해 함께 놀이기구를 타고 식사를 제공하는 등 여러 자선활동도 겸했다. 하지만 유지비용이 연간 500만 달러 이상 들었기 때문에 경제적인 적자가 상당했으며, 1993년과 2003년에 이은 두차례의 아동 성추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산타바바라 주립 경찰이 네버랜드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수갑을 차고 조사 받으러 가는 마이클 잭슨.

 

그가 아동 성범죄자로 의심받은 이유중 하나도 거기에 있다. 유년시절을 상실한 트라우마로 인해 아이들을 자신의 집에 초청하여 아이들과 노는 것을 좋아했고, 아이들을 자신의 침실에서 재우는 것을 개의치 않아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침대를 양보하고 자신은 바닥이나 간이 베드에서 잠을 잤다고 하는데, 침실 자체가 아파트 규모의 2층으로 된 거대한 침실이었고, 항상 여럿이서 어울리는 공개적인 파티같은 상황이었으며, 그 어떠한 성적인 의미나 행동은 커녕 은밀함 자체도 없었다고 한다.

 

잭슨은 자신의 트라우마를 아동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승화시켰으며, 유년기의 상처가 평생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닫고 "Heal the world 재단"을 설립하여 아동보호에 앞장섰다. 1989년 Bad 월드 투어를 끝으로 더이상의 투어를 하지 않으려고 했던 마이클 잭슨이 그런 결심을 꺾고 Dangerous World Tour를 기획한 이유도 아동보호를 위한 Heal the World 재단을 위한 기금 마련에 있었다. 다만, 69번의 콘서트 이후, 잭슨의 첫 번째 아동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투어는 중단되게 된다.

 

기금을 모으기 위해 기획한 '데인져러스 월드 투어'

 

무너져 내린 MJ의 영지

2005년, 두 번째 아동 성추행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마이클 잭슨은 네버랜드 렌치를 떠나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따로 거처를 마련하였으며, 2009년 사망하기 전까지 단 한번도 네버랜드를 방문하지 않았다. 마음의 상처가 컸기 때문이리라.

 

여러 방문객들과 어린이들을 초청해 함께 즐기는 행사들도 사건 이후로 모두 중단되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잭슨이 떠난 다음 해인 2006년 모든 시설을 폐쇄하도록 조치하였으며, 근무하던 직원들도 모두 해고처리되었다. 결국 2008년, 마이클 잭슨은 자신의 네버랜드 랜치 소유권을 포기하고 콜로니 캐피털에 넘겼으며, 2009년 사망하게 되어서도 네버랜드 랜치가 아닌 포레스트 론 묘지에 안치되었다.

 

The King of Pop. R.I.P.

 

콜로니 캐피털은 2015년에 네버랜드 랜치를 다시 경매에 내놓았으며, 매물로 나온지 약 5년여만에 미국의 억만장자 론 버클에게 첫 매각가 1억달러에서 80%정도 감소한 2200만 달러에 매각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쓸쓸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